| 기사등록일 | 2009-06-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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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제호수 | 227호 |

성 명 : 길병문
소 속 : 기초과학
저 서
- 이공계 대학생을 위한
교양수학 2003
- 퍼지이론과 논리학 공부 2005
- 미적분학 2009
약 력
제 7차 교육과정
고등학교 교과서 심의위원
아마존은 아직도 미지의 세계로 남아있고, 수학은 나에게 미지의 학문으로 남아있다. 왜 숫자와 기호가 줄 맞춰 공식이 되면 이유 없이 가슴이 답답해지는지. 보통 이런 걸 울렁증이라고 하던가. 길병문 교수(기초과학)의 서재를 찾아가기 전의 마음도 수학에 대해 생각할 때의 느낌과 다르지 않았다. 어려울 것 같은 느낌. 하지만 서재를 나올 때 그와 나의 거리감은 어느새 컴퍼스 하나만큼으로 좁혀져 있었다.
학교에 꽤 오래 근무한 걸로 안다
20년 근속상을 받았다. 우리학교 1호다. 35살에 우리학교에 수학과 교수로 왔는데, 수학과가 없더라(웃음). 그래서 처음에는 행정업무를 보다가 91년도에 수학과가 설립되고 난 뒤, 교수직을 시작하게 됐다.
서재에 있는 축구화 그리고 오래된 선풍기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축구를 즐겨 했는데, 힘들어서 종목을 바꿨다. 지금은 수학과 학생들과 동아리를 만들어 탁구를 치고 있다. 정식 명칭은 “탁구 동아리”정도(웃음). 매주 2~3회 기숙사 친교관에서 모임을 갖는다. 건강을 지키는 방법으로 운동을 택했다. 선풍기는 30년 정도 됐다. 어떤 물건이든 더 이상 고칠 수 없을 때까지 쓰는 성격이다. 자동차도 15년째 타고 있다. 작동만 하면 오케이.
좋아하는 책의 종류는.
사실에 근거한 책을 주로 찾는다. 영화도 ‘터미네이터’는 싫어하는 반면,‘인생은 아름다워’는 좋아한다. 사실과 공상의 비율을 따지자면 9대 1정도. 전공으로 수학을 택한 것도 허황되지 않고 정답이 딱 떨어지는 점이 좋아서다. 분명한 것이 좋다.
추천도서가 있는지.
일제말기부터 6.25전쟁, 전쟁직후까지 혼란스러웠던 우리나라를 잘 표현한 조정래 작가의‘태백산맥’이란 책이 있다. 왕조시대가 끝나면서 우리나라에는 사상의 시대가 도래했고, 그때 공산주의 운동이 불길처럼 일어나게 됐다. 공산주의의 가치관은 평등과 무소유였기 때문에 쉽게 민초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지식인은 지식인 나름대로 체제를 대신할 수 있는 사상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아직도 남과 북은 갈라져 있다. 하지만 요즘 젊은 사람들은 이념에 전혀 관심이 없다. 그래서 이 책을 추천한다. 상대를 알아야 한다. 작가는 그동안 왜곡됐던 공산주의를 가장 중립적이고 재미있게 풀어놨다. ‘태백산맥’은 공산주의를 다뤘다는 이유로 한때 불온서적으로 분류되기도 했지만, 이제는 걱정 없이 읽어도 된다.
최근 읽은 책은 무엇인가.
(종이봉투에 들어있는 책들을 뒤지며)도서관에 빌린 책 중 김수환 추기경에 대한 책이 있다. 故김수환 추기경이 선종했을 당시 많은 사람들이 슬퍼했던 것은 종교적 지도자를 잃은 슬픔보다는, 인간에 대한 그리움과 친근감에서 나온 것이다. 인간적이고 소탈하고, 겸손한 성품을 지닌 사람은 주변으로부터 사랑 받는다. 반면, 교만하고 아는 척이 심하면 미움을 받는다. 적당히 바보스러울 줄도 알아야 한다. 겸손해야 한다는 뜻이다.
<조인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