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등록일 | 2009-09-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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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제호수 | 229호 |
도심 속 폐허에서 소통의 예술을 만나다
2009 플랫폼 인 기무사
경복궁 동쪽 삼청동 길을 걷다보면 올해 국립현대미술관으로 탈바꿈한 옛 국군기무사령부(이하 기무사) 건물을 볼 수 있다. 미술관으로 바뀐 후 처음 맞는 전시회 'Platform in Kimusa'(이하 '플랫폼')가 한창이다. '플랫폼'은 2006년부터 매년 딸리는 실험적 예술작품들의 축제로 전시, 비디오 및 필름상영, 공연, 강연, 심포지엄 등 다양한 행사로 이뤄진다. 헌데 이러한 실험적 작품들이 주로 전시되는 플랫폼이 옛 기무사 터에서 열리는 첫 전시회를 장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전시된 작품들은 기무사에 얽힌 옛 기억을 되살리거나 새로운 기억들로 덧씌우는 역할을 하고 있다.
'푸르게 푸르게'라는 작품은 식물에는 초록색, 흙에는 갈색, 연못에는 파란색 페인트를 각각 뿌려 아주 푸른 정원으로 보인다. 그러나 페인트로 잔뜩 뒤덮인 정원은 그 속에서 서서히 죽어간다. 정보 은폐와 조작을 하던 옛 기무사의 이야기를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작품이다.
또 어떤 작가는 기무사 건물의 기둥 하나를 작품으로 개조했다. 관객은 기둥을 껴안으면 기둥이 아주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는 것을 들을 수 있다. 하때 공적․사적인 모든 이야기를 부단히 들으려 하는 기관이었던 기무사의 모습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그리고 'Stalker'라는 작품은 거울 4개를 4각의 복도의 끝에 배치해 복도를 걸으면 마치 누군가 자신을 스토킹하는 느낌을 받도록 한 작품이다. 누군가를 추적하고 비밀을 캐내는 일을 했던 기무사의 옛 기억을 연상시키는 작품이다.
그런가 하면 각 예술가들의 전시장소에 들어가면 예술가들이 실제로 선보이는 퍼포먼스를 모은 VOD가 방영된다. 회단보도를 지우는 작가, 기무사 옥상을 배경으로 왜곡된 역사를 전달하는 다큐멘터리 등. 작가들의 행동 하나 하나가 예술의 간접적 대화가 되는 퍼포먼스를 통해 작가가 전달하는 의미를 색다른 방법으로 느낄 수 있다.
플랫폼 인 기무사를 관람하는 관람객이라면 누구나 지금까지 봐왔던 예술과는 다른 무언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100여명의 작가들의 100여개의 작품들. 자신의 개성을 뽐내면서도 기무사라는 장소의 역사와 온갖 메시지가 뒤엉킨 미로를 한번 경험해보는 것은 어떨까. 이를 통해 일상적인 도심 속 공간에서 펼쳐질 소통하는 예술의 가능성을 발견할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백창현 기자>
<Platform In Kimusa>
● 전시 기간 : 9월 25일까지 (휴관없음)
● 관람 시간 : 예약 관람은 2시, 3시, 4시 시작. 자유관람은 5시부터 9시까지
● 관람 요금 : 성인 8천원, 학생 4천원 (학생증 지참 시)
● 전시 장소 : 옛 국군기무사령부 터 (경복궁 동쪽, 삼청동 길. 안국역 1번출구에서 북서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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