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등록일 | 2010-05-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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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제호수 | 238호 |

▷ Extensive Reading이란
한국어로는 영어 다독 정도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한국에서 주로 배우는 방법인 Intensive Reading, 즉 독해와 비교하면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먼저, 영어 다독은 유창하게 읽는 것을 목표로 한다. 독해처럼 정확하게 읽지 않아도 말하듯이 막힘없이 읽을 수 있으면 목표를 달성한 것이다. 독해가 한국어로 번역해서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다독은 영어 그 자체로 이해하고 정보를 얻으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어휘ㆍ문법ㆍ발음 등을 집중해서 읽는 독해와 달리, 다독은 그 의미를 대략적으로 이해하고 넘어가는 것에 초점을 맞추면 된다.
책의 선택에 있어서도 다르다. 독해는 교수님이 선택한 한 수업교재에 맞춰 구입하고 공부해야 한다. 여러 명의 학생들에게 어휘나 문법 설명을 위해서는 모든 학생들이 동일한 교재에서 동일한 범위를 보면서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영어실력 발전을 위한 것이지만 강의 진행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독해는 수업목적이 어휘와 문법 공부에 있다 보니 학생들이 모르는 단어나 문법이 들어간 어려운 책이어야 더 의미가 있다.
하지만 다독의 경우 단순히 읽는 것 자체가 목적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각자 자신의 수준에 맞는 책을 선택하면 된다. 사람마다 읽는 속도가 달라 동일한 교재를 동일한 시간 내에 함께 완독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다독의 경우 막힘없이 유창하게 읽어 내려갈 수 있어야 하므로 자신의 수준보다 다소 쉬운 책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한 페이지에 두 세 문장 밖에 없는 그림책이라도 우습게 볼 수 없다. 그 속에도 다양한 환경에서 쓸 수 있는 정확한 문장들이 있기 때문이다.
영어다독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본인이 흥미를 느껴서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책을 읽다가 재미가 없고 나한테 유익하지 않다고 느껴진다면 책을 덮어도 좋다. 그리고 내게 흥미로운, 내 수준에 맞는 책을 찾아 다른 책을 읽으면 된다. 꼭 그 책을 다 읽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버리자. Extensive Reading에서 어렵고 재미없는 책을 억지로 읽는 것은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영어에 대한 두려움만 더할 뿐이다.
▷ Extensive Reading의 방법
다독은 많은 양을 빠르게 읽어나가야 한다. 독해는 해석도 해야 하고, 단어 찾기 바쁘다 보니 많은 양을 읽지 못하고 속도도 느리다. 그러나 다독은 많이 읽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에 최소 20분 이상은 읽는 것이 좋으며, 매일 1시간 이상 읽는 것을 추천한다. 연습을 통해 점점 더 빨리 많은 양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손가락이나 펜 끝으로 짚어가면서 보는 것도 속도를 향상시키고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읽으면서 소리 내어 읽으면 느려진다. 눈과 뇌가 입보다 빠르기 때문이다. 한 문장 한 문장 천천히 읽으면 오히려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어진 문장을 한 눈에 연결시켜 읽으면 더 이해가 잘 될 것이다.
영어 다독은 사전이 필요하지 않다. 읽으면서 모르는 단어가 나오더라도 전체적인 문맥만 이해할 수 있으면 넘어가는 것이 좋다. 모르는 단어가 나올 때마다 사전을 펼친다면 그건 Reading이 아니라 사전놀이일 뿐이다. 설령 모르는 단어가 나타난다고 해도 그 단어 앞뒤의 문맥을 통해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만약 한 장에 2, 3개 이상 모르는 단어가 나온다면 그건 아직 본인의 책이 아닌 것이다. 그럴 땐 한 단계 아래 수준의 책으로 내려가 몇 권 읽고난 다음 다시 도전하도록 하자. 쉬운 것부터 시작해서 조금씩 익숙해지다 보면 나중에는 복잡한 문장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습관대로 읽어나갈 수 있게 된다. 전에 가르쳤던 한 학생도 “예전에는 전공 관련 영어책을 죽어도 절대 읽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쉬운 것부터 한 단계 한 단계 꾸준히 올라가다 보니 어느 단계부터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영어공부를 하고 싶다면서 어려운 문법책을 사서 1, 2과 정도 하다가 재미없으면 그만둬버린다. 단기적으로 조급하게 하려고 하기보다는 장기적으로 보고 습관을 들여야 한다. 한 학기정도 하면 익숙해지고, 1년 정도 꾸준히 하면 습관화 된다. 그렇게 계속 하다보면 정말 꾸준한 발전을 이룰 수 있다.
나도 대학생시절에는 학점 욕심 때문에 공부만 열심히 했다. 공부 자체를 즐기긴 했지만 취미로서 독서를 하지 못했던 점이 아쉬웠다. 몇 년 뒤에야 누군가의 권유로 소설을 읽으며 그 재미를 알게 됐다. 그리고 책을 읽는 것이 재미뿐만 아니라 정말 많은 공부가 된다는 것도 느꼈다. 빨리 읽는 연습이 되어 시험에도 유리하다. 학생들에게는 조금이라도 더 빨리 책을 읽는 습관을 들이도록 권해주고 싶다.
혼자서 시작하기 막막하다면 학교에 개설돼있는 수업을 듣거나 친구들끼리 동아리를 만들어 같이 시작해보는 것도 좋겠다. 인터넷 웹사이트, 도서관, 외국어교욱원에서 자신의 수준에 맞는 책을 고르는 방법을 공유할 수도 있고, 서로 읽은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방향을 잡아줄 수도 있어서 영어 다독의 맛을 경험해보기 좋다.
▷ 왜 Extensive Reading인가
체계적으로 정리돼있는 문법책도 아닌데, 시간 낭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문법책에서 배운 것들을 곧바로 내 것으로 만들기는 어렵다. 책 속의 정확한 영어문장을 다양하게 읽어보면서 문법과 단어들을 무의식중에 피부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렇게 이해한 문법과 단어는 피와 살이 되어 뼛속까지 기억되는 것이다.
한국 학생들의 경우 취업 등의 문제로 어쩔 수 없이 토익 같은 시험에 맞춰 공부하는 모습을 많이 봐왔다. 하지만 영어실력을 정말로 향상시키고 싶다면 문제풀이에만 급급해 할 것이 아니라, 본인에게 흥미로운 방식으로 영어공부를 하는 것이 좋다.
일본에서 실시된 한 연구에 의하면 기초 영어 필수과목에서 F학점을 받은 학생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다시 똑같은 수업을 재수강하도록 하고 한 그룹은 영어 다독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했더니 다독을 한 학생들이 더 높은 발전을 보였다고 한다. 특히 주목할 만 한 점은 F학점을 받을 정도였던 학생들이 영어를 좋아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교수님이 시켜서, 학점이 필요해서 어쩔 수 없이 하는 것보다 본인이 재미를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네이티브 스피커의 경우를 생각해보라. 그들은 처음 생활 속에서 영어를 배우면서 문법이 어떤지, 왜 그런지, 이 단어는 무슨 뜻인지 모른 채 그냥 보고 듣는다. 나중에 학교에 들어가면서 조금씩 체계적으로 배우기는 하지만, 이미 그들은 피부로 습득하고 있다. 문제집에서 볼 수 있는 모범문장과 연습문제뿐만 아니라, 책 속의 다양한 상황에서 여러 가지 형태로 접하게 되기 때문이다.
Extensive Reading의 좋은 점은 무엇보다 혼자서도 쉽게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의 책을 자기 수준에 맞게 골라서 읽는 것이므로 즐겁게 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영어에서는 자신감과 꾸준함이 가장 중요하다. 영어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Just do it!’이다. 자신감을 갖고 많이 보고, 많이 듣고, 많이 말하다보면 어느새 영어에 대한 벽이 낮아졌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외국어교육원에서 보유한 수준별 영어책들은 상담을 통해 대여 가능하다. <이웅희 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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