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수 10
| 기사등록일 | 2009-03-17 |
|---|---|
| 개제호수 | 222호 |
한사람의 마음도
제대로 추스릴 줄 모르면서
마치 삶의 전부를 다 아는 사람처럼
슬픈 만용을 부릴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아프면 아픈 대로
슬프면 슬픈 대로
외로우면 외로운 대로
그리우면 그리운 대로 살면 됩니다.
-자신을 위로하기 위한 독백-
잠시, 세상의 짐을 혼자 짊어진 듯한 착각 속에 빠졌습니다. 아니, 어쩌면 스스로 세상의 짐을 내 등짐 위에만 자꾸 얹으려 했는지도 모르겠어요. 나에게만 이런저런 일들이 일어난다는 억지스런 자기최면을 걸면서 말예요. 뭐가 그리 심각했던지 한숨만 푹푹 내쉬고, 미간엔 팔자주름이 깊어만 갔습니다. 그렇게 땅만 보고 걷던 날도 있었어요.
참 바보 같죠. 땅만 보고 걸으니 당연하게도, 내게 보이는 건 코앞의 반 뼘 남짓한 좁은 아스팔트 도로뿐이었어요. 걸핏하면 벽에 가로막히고, 무심코 보아 넘긴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기 일쑤였죠. 그렇게 몇 번을 다치고 깨진 후에야 보이기 시작했어요. 파아란 하늘과 새하얀 솜털구름, 그리고 지평선까지 뻗어있는 지금 내가 걸어가고 있는 이 길. 그제서야 나는 깨달았어요. 세상은 제가 봐온 것보다 훨씬 넓고, 나 아닌 다른 사람들의 등에도 같은 무게만큼의 짐이 얹어져있다는 것을요.
맞아요. 넘어지지 않으려 애쓰며 땅만 보고 걷다가는 오히려 더 많이 넘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사실이죠. 이젠 넘어져도 눈물 흘리거나 화내지 않을래요. 부딪히면 부딪히는 대로, 넘어지면 넘어지는 대로 툭, 툭, 털고 다시 일어나야죠.
